집을 짓고 며칠 지나자 사과도 주렁주렁 열렸어.



하지만 난 여전히 노숙자나 다를 바 없었기 때문에
늘 오렌지색 다이아몬드를 달고 다녔지.



시간당 17$밖에 안 되는 돈을 받으며 바람잡이로 일하려니
시간도 없고 매일매일이 힘들었어..



어느날 퇴근후 일부러 시간을 내서 그동안 점찍어둔 집에 찾아가봤어.
버챌러씨 저택인데 엄청 좋지?



주인인 버챌러씨는 날 따뜻하게 맞아주었어.



그 집에 가보니까 막내딸의 빨간 원피스가 왠지 낯익더라..
이름은 "벨라 버챌러"
이 아이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또 할게.



벨라는 날 본척만척하고 주방에 가서 컴퓨터게임을 하기 시작했어.
구입한 지 15년은 됐을법한 고물 PC였지만 어찌나 부럽던지..
나도 컴퓨터를 사서 글도 쓰고 채팅도 하고 싶은데..



버챌러씨 뒷뜰엔 많은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어.
내 눈엔 이게 다 돈으로 보이더라..

버챌러씨네 가족들 눈을 피해 몰래 뒷뜰에 가서 몇 개를 땄어.



그리고 드디어!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컴퓨터를 슬쩍 훔쳐가지고 나오려는데..
그 순간 벨라가 문을 벌컥 열며 들어오더라. 앙큼한 계집애..
소리치면서 엄마아빠에게 이르겠다고 하길래
내가 도둑질을 하려한 증거는 아무데도 없는데
억울한 누명을 씌우면 경찰에 넘기겠다고 협박했더니 입을 꾹 다물더라.
훗 순진한 꼬마 같으니.


비록 갖고 싶던 컴퓨터는 장만하지 못했지만, 다음날 좋은 돈벌이 기회가 있었어.
바로 코르시칸 식당에서의 '먹기 대회'였지.
사실 이 동네로 이사오고 제일 먼저 나가고 싶었던 대회였는데
그땐 도둑에게 당하고 정신없어서 놓쳤었거든..


난 배가 찢어져서 죽어도 좋다는 각오로 대회에 임했어.
그동안 사과 아니면 통조림 수프밖에 못 먹었던 터라
맛있는 음식이 나오자 끝도 없이 먹을 수 있었어.
중간에 토할 뻔한 위기가 왔지만 이게 모두 나의 피와 살이라고 생각하고 삼켰어.



그 결과.. 당당하게 1등을 하고 말았어.
그런데 상금이... 자그마치 1000시몰레온이나 되는거야!
내가 마을에 온 후로 9일동안 미친듯이 과일 따고 낚시해서 모은 돈이 800시몰레온 정도였고.. 
훔친 자동차를 비롯한 장물을 팔아서 모은 돈이 2천시몰레온 정도였는데..
이건 뭐 로또를 맞은 것처럼 너무 기뻤어. 이렇게 상금이 클 줄 알았다면 지난 주에도
이 대회에 나왔어야 하는 건데.. 다시 한 번 텐트를 훔쳐간 도둑에게 원한이 사무쳤어.

이제 대략 4천 시몰레온 가까운 돈이 모였으므로..
이사온 지 10일 째 되던 날, 드디어 집을 넓혔어.


외부 마감을 할 돈 같은 건 없었지만 그래도 밤이슬 피할 공간이 생겼다니 너무 기뻤어.
혹시라도 내가 피땀흘려 모은 재산을 또 누가 훔쳐갈까봐
현관문에 경보기를 달고 싶었는데... 그게 1000 시몰레온 가까이 하더라..
나같은 빈민층은 꿈도 꿀 수 없는 물건이더라고..



그래도 이렇게 침대랑 냉장고도 생겼고 변기도 들여놨어.
욕조는 지난번에 번치씨네 집에서 훔쳐온 그 욕조야.
이제 화장실 벽을 만들 돈만 모으면 되겠지??
돈이 없어서 창문은 1개밖에 설치하기 못했지만 그래도 아늑한 내 집이 생겨서 기뻐.



집이 생긴 후로.. 낮에는 출근하고 밤이면 퇴근해서 밭일을 했어.
기왕 키우기 시작한 토마토와 사과가 아까워서 말이야...

한창 일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전화가 오더라.
잭 번치씨였어.


"요즘 어떻게 지내길래 연락도 없니?"
"저도 침대가 생겼어요 아저씨. 이제 연락하지 마세요."
"......"



밭일까지 하고 자정 넘어 잠이 들 때면 너무나 피곤했어.



하지만 아침마다 내 손으로 시리얼도 챙겨먹을 수 있었어.
시간이 없어서 아직 음식다운 음식을 해먹지는 못했어..



한동안 가지 못했던 체육관에도 다시 나가게 됐지.
나도 집에 운동기구 하나 들여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집에 창문도 더 달고, 화장실도 분리하고, 천장에 근사한 조명등 하나 달면 집안이 환해질텐데..

사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았던 나는 틈날 때마다 동네를 탐색했어.


엄청 부자집인 것 같지?



차 한 대 쯤 훔쳐도 이 집 식구들이 굶진 않을 거야..



아이 방에 들어가서 테이블이며 액자도 훔쳤어..



내 밭엔 이제 토마토랑 사과 뿐만 아니라 피망, 마늘, 라임도 심었어.
난 이제 농장 갑부가 될거야!



위탁상점은 영업시간이 도도해서 오후 다섯시면 칼같이 문을 닫아.



작물을 잔뜩 딴 다음날은 퇴근길에 늘 상점에 달려갔어.
그런데 물건이 예전만큼 잘 팔리는 것 같진 않아.

벌써 이사온 지 2주나 지났는데.. 승진은 잘 되지 않고 돈도 빨리 안 모여서 걱정이야.
이렇게 살면서 후계자는 언제 만들지?

"그걸 왜 나한테 묻나요"

"아저씨한테 말한 거 아니에요"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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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벨라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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