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엄마에게 열심히 말을 배웠어.
 


엄마는 채소랑 과일을 팔러 시장에 갈 때에도 날 데리고 갔어.
안고 다니려니 힘들다면서 삼즈에 왜 유모차는 없는 거냐고 투덜대기도 했지..



"오랜만에 오니 처음 뵙네요. 새로 오신 알바신가봐요?"
"네, 전에 있던 분이 다른 일자리를 찾아가는 바람에 제가 새로 왔어요"
"아 그랬구나.. 저는 이 가게 단골이에요. 그 쪽은 성함이..?"



"말콤 랑그랩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 뭣이?????!!! 설마 그 랑그랩...??? 삼돌이 가르마에 그런 얼굴로 잘도...!!!"
"예? 절 아세요?"
"아니..아니에요.."

엄마는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어.
잘은 모르겠지만 전에 알던 사람하고 헷갈리기라도 한 모양이야.



아직 걷지 못하는 나를 엄마는 늘 안고다녔어.
그런데.. 중년의 나이에 그게 너무 무리였는지..
 엄마는 오십견이 일찍 오기라도 한 듯 오른쪽 팔을 잘 펴지 못하는 병에 걸리고 말았어. 



TV들 보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심지어 잠을 자다가도 이렇게 팔을 구부리며 불편해했어.



난 엄마가 마흔줄에 나를 낳고 몹쓸병을 얻은 건가 걱정했는데
엄마는 걱정하지 말라며 망할 버그일 뿐이라고 중얼거렸어.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칼질도 잘 하지 못할 정도로 엄마의 팔 상태는 안 좋아 보였어.



하지만 엄마는 불편한 몸으로 막힌 화장실도 직접 뚫었어..
평소보다 시간은 더 걸렸지만, 밭일도 계속 했어..



그리고 나에게 스파르타식 걷기 훈련을 시켰지.
더 이상 엄마의 팔에 안겨다닐 순 없을 것 같아서 열심히 배웠어.



난 졸려죽겠는데 엄마는 밤잠도 안 재우고 말을 가르쳤어.
내일이면 어린이로 성장하는데 그 전에 유아교육은 다 마쳐야
훌륭한 어린이로 성장해서 챌린지를 끝내던가 말던가 할 거 아니냐고 날 다그치더라.
엄마가 하는 말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 날 나는 말을 떼게 되었어..


다음날이 되니 정말 내 생일이더군.


생일파티에 온 손님중에 역시 열렬히 나를 축하해주는 건 우리 아빠 뿐이었어.
사실 난 아빠를 돌잔치 후로 처음 만났는데 아빠는 날 잊지 않았나봐..



두둥~ 내 키가 이만큼 자랐어. 
랜덤 옷과 신발도 썩 나쁘진 않은걸.
엄마가 어린 나를 열심히 돌봐줘서 그런지 내 성격특성 1개를 직접 선택할 수 있었어.
엄마는 내게 예술적 재능을 주었어.
그래서 난 '천재', '음악가', '예술가' 세 가지 재능을 한 몸에 갖게 되었어.
성인으로 자라기 전에 성격특성 1개를 직접 선택한다는 챌린지 성공조건을 완벽하게 완수했으므로
 엄마와 나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난 셈이지..



아빠는 어린이로 자란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서 없이 들려주었어.
"브루노야, 토마토 스파게티에 올리브를 빼먹어선 안된단다....^&*$#"



이 분은 나의 할아버지인 잭 번치씨야.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되게 큰 집에 사신다면서요?"
"암.. 그렇구말구."
"그럼 저도 집을 물려받게 되나요?"
"넌 아직 네 엄마 성을 쓰고 있잖니. 니네 엄마 아빠가 결혼하기 전까진 어림없단다."
"......"





어쨌든 엄마의 목표는 완수되었으니 우린 이제 삶을 즐기며 여유있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엄마는 이담에 돈을 많이 모아서 좋은 집으로 이사가자며 동네에 있는 멋진 집들을 보여주었어.


엄마는 단층에 ㄷ자 구조로 되어있는 이 집이 마음에 든대.
중앙에 넓은 마루도 있고 대나무 정원도 있고..
 


하지만 난 해안가 절벽에 있는 이 집으로 이사를 갔으면 좋겠어.
풀장도 되게 넓고 테라스에 망원경도 있기 때문이야.
난 커서 락스타가 되어 엄마랑 꼭 이 집으로 이사갈 거야.

그러려면 지금부터 기타를 배워야 하는데..

우리 엄마한테 기타 하나만 사달라고 얘기해줄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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